봉덕사에서는 성덕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종을 만드느라 스님들이 계속 시주를 받으러 다녔다. 주지스님이 어느 집에 찾아가 시주를 부탁하니 한 여인이 아이를 업고 나와 집이 너무 가난하여 아이 밖에 드릴 것이 없다고 하였다. 스님은 어쩔 수 없이 돌아왔는데 그날 밤 꿈에 아이가 있어야 종을 완성시킬 수 있다는 계시를 받았다. 다음 날 스님은 여인에게 간곡하게 시주를 부탁해 아이를 데려와 쇳물에 넣어 종을 완성시켰다. 완성된 종을 쳐보니 ‘에밀레’라는 소리가 퍼졌다. 그것은 아이가 엄마를 간절히 부르는 듯한 소리였다. 이후로 사람들은 그 종을 에밀레종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유성룡은 바보 숙부가 바둑을 두자는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두게 된다. 바보 숙부는 유성룡을 상대로 완벽하게 승리하였다. 유성룡은 그제서야 숙부의 비범함을 깨닫고 가르침을 청한다. 숙부는 며칠 후 중이 찾아오면 자신에게 보내달라고 말한다. 며칠 뒤 과연 중이 찾아와 하룻밤 머물기를 청하자 유성룡은 숙부의 집으로 데려간다. 숙부는 중과 술을 실컷 먹고 중이 취해서 잠이 들자 중의 짐을 뒤졌다. 조선의 지도와 칼이 나오자 유성룡을 죽이러 온 자객임을 눈치채고 고함을 치며 꾸짖었다. 안동 땅에 발을 들이지 말라며 내쫓자 중은 얼른 도망갔다. 그 후 임진왜란이 일어났는데 안동 지역에는 큰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의상대사가 당나라 유학 시절 머물렀던 집의 딸 선묘낭자가 의상을 사모하게 되었다. 의상은 불교의 깨달음을 전하였고, 선묘는 영원히 의상의 뜻을 따르기를 결심한다. 의상이 화엄사상을 배우고 신라로 돌아가는 길에 선묘는 용이 되어 의상이 탄 배를 보호하였고, 의상이 신라에 도착해 영주시 봉황산의 한 절에 이르렀는데 다른 종파의 스님들이 많았다. 용이 된 선묘가 큰 바위로 변해 절 위에서 떨어질 듯 말 듯 위태롭게 하니 스님들이 모두 도망갔다. 그곳에서 의상은 화엄경을 만들어 강론을 하였고, 바위가 공중에 떴다고 해서 부석사라고 이름을 짓게 되었다.

경상남도 창원시에 사는 박신윤은 근처 마을에 사는 노온이 마련한 잔치에 가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박신윤은 먹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 노온이 이유를 물으니 편찮으신 어머니 걱정 때문에 먹지 못하겠다고 하였다. 노온이 감동하여 음식을 따로 싸두었다고 하자 그제서야 음식을 먹었다. 박신윤이 음식을 들고 집으로 가는데 냇물이 불어나서 건널 수 없었다. 자신의 불효를 자책하며 한숨을 쉬자 냇물이 갈라졌고 무사히 건널 수 있었다. 이후로 이 냇물은 갈라진 냇물이라고 해서 조갈천이라 불렸다고 한다.